작탁에서 역만 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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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무엇인가. '극장판 스마일 프리큐어' 애니


이번에 감상을 써볼 작품은, 지난번 TV시리즈에 이은 '스마일' 제 2탄. 바로 '극장판 스마일 프리큐어! 그림책 속은 모두 뒤죽 박죽!'입니다.(이하 '그림책 속') 전 이 극장판을 작년 개봉하던 날, 일본가서 첫 상영으로 보고 왔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작품을 보기 전에 내용 누설 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누설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고 온 후에도 변변한 감상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디어도 발매가 되었고, 보실 분들은 다들 보셨을테니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겠지요^^;

같은 '스마일'이지만, TV시리즈와 극장판은 기본적으로 별개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각으로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한가지 재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이 길다는건 이제 다들 알고 계시죠? 스크롤과 중요 내용 누설도 있으니까 각오하시고 읽어주세요! 그러고보니.. 지난번 글에서 다른 시리즈 감상을 쓰겠다고 해놓고서 정작 같은 시리즈 글을 쓰고 있네요^^; 핫핫

1. 'TV 시리즈'와는 다르다! 'TV 시리즈'와는!!

다들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극장판'입니다. 이 '극장판'은 TV시리즈와는 아예 태생부터 다릅니다. TV는 집에서 편하게 누워서 채널만 돌리면 나오지만, 극장판은 일부러 극장까지 찾아가서 돈까지 내는 '수고'를 해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극장판은, TV시리즈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훨씬 화려해진 '볼거리'를 갖춰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일부러 찾아온 관객들에게 실례지요.^^; 그 점에서 이 '그림책 속'은 처음부터 아주 파격적인 볼거리를 선사해줍니다. 바로 주인공 미유키의 귀염터지는 어린시절 모습부터 보여주며 시작하거든요^^; 에이.. 그거 TV시리즈에서도 나왔던거라구요? 하하 뭐 그렇긴 합니다만, TV시리즈에서 애들이 작아졌던 편은 38화였고, 이 극장판은 37화 방영하기 전날 개봉을 했으니 실질적으로 극장판에서 최초 공개된거라고 봐야겠지요. 아이들 시각에선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아저씨 팬 입장에선 이거 하나로도 본전은 이미 건졌다 싶을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습니다. 핫핫핫
오오 미유키 오오

그 후 나오는 오프닝도, TV 오프닝의 각자 임팩트 장면을 조금 바꿔서 집어넣음으로서, 확실히 TV판과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계속해서 이어지는 금각, 은각과의 첫 전투도 엄청 화려해진 액션으로 차별을 두어, 시작부터 분명 이 작품은 '극장판이다'는 사실을 강조해 줍니다.

이렇게 시작하고 20분간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여기까지만 봐도, TV시리즈와는 차별되는 '볼거리'들이 꽉꽉 들어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작진이 이 극장판에 얼마나 기합을 넣고 만들었는지 충분히 느껴지는 대목이지요.


2. '스마일'은 극장판에서도 역시 '스마일'

TV판의 구성이 단순하지만 정석적이었던 것처럼, 이 극장판도 그 특성을 똑같이 따르고 있습니다. 플롯 부터 '스위트'와 '하트캐치'에서 약간 노선이 달랐었던 점을 수정이라도 하듯 원점으로 회귀한 듯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원래 지금까지 프리큐어 시리즈의 극장판들은 TV시리즈 와는 별개의 이야기로, 기본적으로 '프리큐어들이 다른세계로 넘어가서 그 세계의 위기를 구해낸다.'는 단편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트캐치'와 '스위트'때는 TV시리즈의 연장선인 노선으로 갈아탔었지요. 하지만 스마일에서는 오랜만에 예전으로 돌아가서 '프리큐어가 그림책 세계를 구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지금까지 역대 프리큐어가 도와주러갔던 '다른 세상'은 당시 프리큐어의 테마와 크게 상관이 없는 나라들이었습니다만, 스마일은 '동화'가 테마인걸 반영한 듯 '그림책의 세계'로 가는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서, TV판과 전혀 위화감이 없도록 구성을 했습니다.

게다가 전작들을 오마주하는게 특기였던 TV판처럼, 이 극장판도 전작의 오마주가 살짝 살짝 들어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초반 전투장면 중에서 '은각을 양손으로 날려버리는 노랭이'씬은 사실 'YES 프리큐어 5'의 극장판 '거울나라의 미라클 대모험'에서 같은 노랭이선배가 자기 복제를 향해 날렸던 공격의 오마주였지요.

무슨 지거리냐

잔망함을 계승하는 중입니다.

외에도 캐릭터를 중시했던 TV판의 특성 역시 극장판에서 그대로 이어져, 사건의 흑막이었던 '니코'부터, 흑화되어 적으로 등장하는 각 동화의 '주인공'들, 그리고 프리큐어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혜성같이 나타나서 간지폭풍 포스를 뽐내주었던 '우마왕'까지.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들도 모두 TV시리즈의 캐릭터들 못지 않은 강렬한 개성을 뽐내고 있습니다. 개중에서도 '우마왕'은 TV판의 최고 인기 악역 '울프룬'을 아군으로 전환시킨 듯한 포지션으로 등장하여 엄청난 존재감을 발산했지요.

물론 그 특유의 '텐션'도 그대로 유지해서, 초반 전투부터, 그림책 나라 속에 들어간 프리큐어들이 각자 동화를 체험하는 부분까지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끔 빠르게 진행이 됩니다. 당연히 깨알같은 개그도 빠지지 않지요.

이렇게 '그림책 속'은 '스마일 프리큐어'의 특성을 전혀 훼손하지 않은 채 장점만을 더욱 파워업하여 스크린으로 옮겨놓았습니다.


3. 'TV 시리즈'와는 다르다! 'TV 시리즈'와는!!

왠지 낯익은 제목인 것 같지만 넘어갑시다^^; 전 글에서 설명했다시피 안타깝게도 '스마일 프리큐어'는 이야기 완급조절 실패에 따른 매끄럽지 못했던 후반부 진행 덕분에 작품의 전체적인 평가가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별 에피소드의 완성도 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았었지요. 이 '그림책 속'은 좀 길긴 해도 결국은 '1화 완결의 단편 구조'입니다. 그래서인지(?) TV 시리즈와는 달리 완급 조절이 굉장히 잘된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린 미유키가 한 그림책과 만나며 시작하는 '발단', 그 그림책의 주인공인 '니코'와 미유키가 재회하여 모험을 시작하는 '전개', 그런데 그 니코가 실은 흑막이었다는 반전과 동시에 '마왕'이 나타나는 '위기', 니코가 마음을 고쳐먹고 미유키가 각성해 마왕을 정화하는 '절정', 마지막으로 니코에게 미유키가 용서받는 '결말'까지 어느 부분을 놓고 봐도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지만 초반에 미유키가 니코를 상대로 '약속'하는 장면에서 뿌려둔 복선은, 나중에 영화관에서 니코와 다시 '재회'하는 장면에서 미유키가 니코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여 그게 복선이었다는 점을 확실히 하였고, 프리큐어들을 동화 체험 속으로 날린 후 니코가 한 독백을 통해, 실은 니코가 '흑막'이라는 반전에 대한 암시도 해주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흑막이 되게 한 원인이 미유키에게 있다는 건 초반의 '복선'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게끔 쉽게 구성이 되어있지요.

비록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면 너무 뻔해보일지는 몰라도, 아이들이 봐도 전혀 이해하기 부담이 없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이야기는 분명 엄청난 장점입니다. 게다가 니코가 미유키를 미워하게된 원인 또한 누구나 한번쯤은 해본 경험라고 해도 좋을만큼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른들의 입장에서도 니코에게 감정이입을 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이 '그림책 속'은 아이들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단순한 이야기를, 어른들이 봐도 몰입할 수 있도록 보편성이 있는 장면으로 구성해서, 말그대로 '부모 손잡고 온 아이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까지 누구나 다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만든 '가족영화'로서 거의 만점에 가깝게 잘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에 관한 이야기

비록 TV시리즈는 처음에 외쳤던 모토가 후반부에 안타깝게도 변하고 말았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별개 이야기인 이 '그림책 속'은 처음부터 끝까지 딱 한 가지, 바로 '친구'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하긴 TV 시리즈에서도 가장 강조했던 건 '친구'였었지요. 그렇게 말하자면 결국 스마일은 TV 시리즈와 극장판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어조는 쪼끔 다르지만 말입니다.^^;

미유키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시작부분부터, 그 '친구'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지요. 소심한 성격 탓에 '친구'가 없었던 미유키가 한 그림책에 씌여있던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웃는 얼굴이 최고'라는 말을 보고, 웃는 연습을 하다가 드디어 '친구'를 사귀게 되는 장면부터 출발하고 있으니까요. 즉 이 작품은 '이렇게 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친구는 아주 작은 계기로 사귈 수 있다'는.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시작합니다.
'웃는 얼굴'을 연습중인 미유키양

그리고 친구를 사귀게된 고마움에. 용기를 준 '니코'에게 '뒷 이야기를 그려줄께'라고 약속해버리고 마는데, 문제는 그 때의 그 약속을 미유키가 잊어버렸다는 점이지요. 미유키가 약속을 지켜주기를 계속 기다려왔던 니코는 마침내 포기를 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흑화 테크트리를 타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 누구나 니코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 던지듯 남발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거의 없지만, 믿었던 친구가 약속을 안 지켰을 때는 그 친구를 믿었던 만큼 배신감을 느끼게 마련이니까요.

미유키가 '뒷 이여기를 그려줄께'했던 시점에서 니코는 미유키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그 후 미유키가 열심히 뒷이여기를 그리려 노력하는 장면에서 마침내 '친구'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미유키가 약속을 지켜주기를 믿고 기다려 왔지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미유키를 기다리다 지친 니코는 마침내 그 기대가 실망이 되고, 실망이 절망으로, 결국에는 그 절망이 증오로까지 변해 버립니다. 누구든 그런 경험이 한번쯤은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연히(?)미유키와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녀가 좋아하는 동화들을 엉망 진창으로 만들어 복수를 하려고 했습니다. 이미 웃음을 잃고 모든걸 포기해버린 자기처럼 미유키 역시 웃음을 잃게 만들기 위해서.. '해피엔딩'보다, '배드엔딩'보다 잔인한 이야기는 다름아닌 '끝이 없는 이야기'지요.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멈춰버린 채 '영원히 고통받는' 주인공들만큼 잔인한 이야기는 없으니까요. 마치 자기가 그러했듯, 미유키 역시 같은 고통을 맛보여주고자 했던 니코는 이야기들을 모두 섞어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도록 만들었고, 오죽했으면 각 이야기의 '악역'들 마저 그 상황을 참지 못하고 주인공들을 도와줄 정도였으니, 니코가 선택했던 복수의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잘 알수 있습니다.
 
그렇게 주인공들이 우왕자왕 하고 있을 때 다시 나타난 니코는, 모든 사정을 미유키에게 알려준 후 외치지요. '정말 싫어'라고. ...일본에 비하면 찬란한 욕들이 엄청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야 저 말이 별거 아니지만(?) 일본이라는 나라, 애들이 보는 만화 수위에서 저 '정말 싫어'라는 말은 거의 할 수 있는 최대 한도의 '경멸의 표현'입니다. 자기 잘못 때문에 '친구'에게 '절교선언'을 들은 미유키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니코의 이야기 세계 속에서 동물들이 싸우고 있는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생각해낸 미유키는, 친구들에게 설명을 합니다. 니코에 대해서, 니코와 한 약속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가 그 약속을 잊어버리고 지키지 않았다는 것까지.. 하지만 뭘 어떡할 수가 없습니다. 친구를 잊어버린 것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도 모두 자기 잘못이니까요. 침울해 하는 미유키. 하지만 그녀는 지금 혼자가 아닙니다. 친구들이 있잖아요. 써니, 마치, 피스, 뷰티에게 격려를 받고 지금 자기가 해야할 일을 깨닫는 해피.

그렇죠. 친구에게 잘못을 했고, 화해를 하고 싶은면 해야 하는 건 딱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바로 '사과'지요. 당장 니코에게가서 '미안해'라고 사과를 하는 미유키. 하지만 니코는 그 사과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자기가 오랜시간동안 기다리며 쌓였던 증오가 그렇게 쉽게 풀어질리 없으니까요. 당장에라도 울 것 같은 기분인 미유키지만, 친구들의 응원에 다시 힘을 얻어 니코에게 달려갑니다. 하지만 니코의 코앞에서 나가 떨어지게 되고, 와중 자기를 위해 싸워주고 있던 친구들마저 하나 둘 쓰러지고 맙니다.

그 때 니코가 말하지요. '친구들도 미유키 너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요. 또다시 자기가 친구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과 함께, 이 친구들마저 자기를 미워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충격 받는 미유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힘겹게 일어난 써니가 미유키를 원망하기는 커녕 '좋아한다'고, '좋아하니까 이 정도 고통은 참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지요. 계속해서 피스도, 마치도, 뷰티도 미유키를 좋아한다고 하는 말. 이 부분이 이 극장판의 핵심이었습니다.
나 미유키 좋아하는걸,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어

사실 좋을 때만 '친구'라고 하는 사람은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조금만 불편한 상황이 되면 당장 연락을 끊어버릴테니까요. 친구란, 같이 고난을 겪을 때도 있고, 싸움을 할 때도 있지만, 최종적으로 화해하고 다시 친구로 돌아갈수 있는 사이일 때 비로소 진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이 '그림책 속'은 이 부분을 통해 아이들에게 '비록 친구가 잘못을 해도 용서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자.' 그리고 동시에 '친구에게 상처를 줄까 너무 무서워 하지 마라, 그런 과정을 겪는 것 또한 진정한 친구로 가는 길이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혹시 이 친구들에게도 미움을 받으면 어쩌나 걱정했던 미유키였지만, 그 걱정과 다르게 '이런 것쯤 친구니까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고 해준 친구들의 말에 용기를 얻어 다시 니코에게 달려갑니다. 미움받고있다는 사실에 거부당할까 걱정만 했었던 아까와는 달리, 이제는 거부당하더라도 그걸 뛰어 넘어야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미유키였기에 아무런 꺼리낌없이 덩굴들의 방해를 물리치고 드디어 니코 앞에 도착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친구들이 좋아한다고 해준 자기의 '미소'는 니코에게 배운 것이었음을. 그 '미소' 덕분에 친구들을 사귈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하는 미유키. 동시에 '미안해. 약속 못지켜서', '이제와서지만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진심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마음을 담아 사과하는 미유키.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그 진심이 닿았는지 비로소 멈춰있던 '니코'의 마음도 움직이려고 합니다. 하지만...그 순간 오랜 시간동안 쌓아왔던 '증오'가 사라지는 걸 참을 수가 없었던 '마왕'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계속해서 친구를 원망하라고 니코에게 말하는 마왕. 프리큐어들이 대항해보지만, 마왕의 힘은 너무도 강대해서 막을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마왕에게 잡힌 니코를 우마왕이 구해주려고 하지만, 니코는 도움따윈 필요없다며 거부하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사실 그건 니코의 진심이 아니었습니다. 우마왕과 캔디의 말에 자기의 진심을 깨닫는 니코. 그녀가 자기를 구해 달라고 하지않은 이유는 사실, 그녀가 미유키의 사과를 이미 마음속으로 받아줬기 때문에, 미유키를 다시 '친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유키가 자기를 구하려다가 고통 받는 모습을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였던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쓰러져도 자기를 구해주려고 노력하는 미유키를, 또 그렇게 고통을 받아도 자기를 원망하긴커녕 걱정해주는 미유키의 모습을 보며 비로소 진심을 털어놓는 니코. '더 이상 미유키의 미소를 빼앗고 싶지 않아. 이제 누구의 미소도 빼앗고 싶지 않아!!' 그녀가 크게 외쳤을 때, 드디어 지금까지 멈춰있던 이야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찢어졌던 페이지가 생겨났다는 말은, 더 이상 이야기가 멈춰있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니까요.

그런 니코의 '배신'에 열받은 마왕은 마침내 모든 것을 없애버리기로 합니다. 그 증오가 얼마나 컸으면, 프리큐어들의 합체기인 '로열 레인보우 버스트'까지 씹어버릴 정도였지요. 그렇게 프리큐어가 쓰러진 뒤, '그림책 세계'는 마왕의 힘으로 검게 물들게 됩니다. 그때 니코가 마왕 앞에 나서지요. 이제 그만하자고, 자기 불행을 친구 탓으로 돌려서 복수를 해도 전혀 기쁘지 않다며, 남을 원망하는게 아니라 모두를 웃게 했어야 했다며. 자신의 각오를 말하는 니코.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마왕은 마음을 풀기는 커녕, 이제 너 같은거 필요없다며 니코에게마저 공격을 가합니다.

쾅!!!

하지만 그 공격은 니코의 친구, 미유키가 대신 맞지요. 더 이상 저항할 수도 없는 프리큐어들. 마왕은 마지막 일격을 준비합니다. 그때 니코의 외침에 기적이 일어나는데... 사실 이 부분이 이 '그림책 속'의 백미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이 '미라클 라이트'의 힘으로 프리큐어들이 다시 각성하게되지요. 아이들은 자기들의 응원이 프리큐어에게 힘을 줬다는 사실에 일체감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감정이입의 매개체로서 이 미라클 라이트 씬은 극장판에서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약속된 전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은 이 '그림책 속'은 '미라클 라이트'가 페이크였습니다.^^; 무슨말이냐고요? 사실 미유키는 '미라클 라이트'의 힘으로 각성하게 된게 아니었거든요.
 
니코를 위해 공격을 대신 맞고 쓰러진 미유키. 그 때 니코는 미유키를 부둥켜 안고 속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아까 정말 싫어라고 했지만 실은 미유키를...'

'다.이.스.키'

대사없이 입 모양만으로 처리된 화면. 이 부분이 핵심이었지요. 그렇습니다. 미유키는 니코가 사과를 받아준 그 순간. 자기를 좋아한다고 말해 준 그 순간, 각성해서 '울트라 큐어 해피'가 된 것이었습니다.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당하고 힘들어했던 미유키지만, 그래도 다시 친구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 굳게 믿으며 열심히 사과를 했고, 그 '사과'를 친구가 받아주는 순간, 즉 다시 '친구 사이'로 돌아가게 된 순간 미유키는 새로운 모습으로 각성을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니코가 고백하는 순간 미유키가 각성하는 연출을 통해, '친구와 싸웠으면 용기를 내서 사과하자.', '친구가 사과를 하면 용서하고 다시 친구가 되자.'는 메세지를 전달하려 한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이렇게 말하면, 미라클 라이트로 힘을 모아준 아이들을 무시하게 되는 셈이므로, 그 중요한 부분을 일부러 무음 처리함으로서, 아이들이 이야기와는 별개로 미라클 라이트로 자기들의 응원이 프리큐어에게 힘을 줬다는 감정이입을 방해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즉 이 부분은 세심하게 계산된 연출로 작품의 이야기와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모두 다 잡아낸 제작진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등장한 '울트라 큐어 해피'

아직도 포기하지 않는 마왕을 보며 니코가 미유키에게 말하지요. '부탁해 미유키, 마왕을...'이라고, 물론 미유키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습니다. 마왕에게 미소로 가득 찬 이 세상을 부수지 말라고 말하는 울트라 큐어 해피. 동시에 다음 대사 '그리고 그 세상에는 당신도 함께 였으면 해.' 이 한마디에 마왕은 정화되고 맙니다.

네, 사실 마왕이 모든 것을 '증오'하게 된 원인은, 그도 역시 '친구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웃는 얼굴로 모든 동물 친구들을 화해시키고, 친구들로 둘러 쌓여있던 니코가 부럽고, 미웠기 때문에 자기의 성에 가두었던 것이지요. 원래대로라면 그 후로도 어떻게든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서 마왕이 구원을 받거나, 퇴치되거나 했었어야 하지만, 뒷부분이 찢어지는 바람에 이야기는 거기서 멈춰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정체되어 있는 동안, 항상 웃고 있었어야 할 니코마저 미유키에 대한 원망을 키우게 되었고, 그게 마왕의 힘이 됨과 동시에, 마왕 입장에서는 니코가 '단 하나뿐인 친구'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니코가 미유키와 다시 친구로 돌아가려고 하자, 마왕은 졸지에 다시 혼자가 되게 되었고, 그걸 니코의 '배신'으로 받아들인 마왕은 '증오를 버린 넌 쓸모가 없다'며 니코마저 공격을 했던 것이었지요. 자기를 필요로 해주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세상을 좋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왕은 모든 것을 다 없애버리려고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마왕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니코는 미유키에게 '마왕을 없애달라'는 부탁이 아닌 '마왕과 친구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고. 미유키 역시 그걸 알고 있었기에 마왕에게 '이 세상에는 당신도 필요하다'는 말 한마디로 마왕의 '증오'를 날려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원래부터 외톨이라는 증오심이 힘의 근원이었던 마왕은, 사실 그렇지 않다는 해피의 말에 힘의 근원인 증오가 다 날아가버려서 작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니코 역시 미유키에게 '정말 싫어라고 해서 미안해, 사실 미유키 널 정말 좋아해'라고 사과하고 미유키는 그런 니코가 고마워 울음을 터트리지요. 이렇게 모든 갈등은 사라지고 '그림책 속'의 이야기가 끝이나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이 '그림책 속'은 미유키, 니코, 마왕 이렇게 세 주인공 모두 다  처음 친구를 사귄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옛 친구와의 화해, 지금 친구와의 관계 확인을 거쳐,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이야기라는 형태로 마무리 하고 있는 것 입니다.

결국은 이 세명의 친구에 관한 이야기

'친구는 작은 계기를 통해서 사귈수 있다', '친구와 평생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잘못했으면 용기를 내서 사과하자', '친구가 사과를 하면 용서하고 화해하자', '친구는 그런 과정을 통해 우정이 깊어진다'는 말을 하고 있는 스마일 프리큐어 극장판. 즉 이 극장판은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란 무엇인가' 한가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닫으며

이렇듯 이 '그림책 속'은 한가지 주제를 군더더기 다 빼고 단순하게 만든 이야기를 통해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잘 보여주는 멋진 작품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괜히 이것저것 끼워넣지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으니, 관객들에게 그만큼 주제를 깔끔하게 전달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 점에서 TV시리즈의 마무리를 생각하면 안타까워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잘 만들수 있으면서 왜!!'라는 말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지요^^; 하나는 좀 길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편'이고, 하나는 1년동안 달려온 '장편' 시리즈니 단순 비교는 힘들긴 합니다만,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 없지요.

각설하고, 역대 프리큐어 시리즈의 극장판들과 비교해도 이 스마일 프리큐어 극장판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만큼 잘 만든 작품입니다. 테마와 주제, 구성과 연출 볼거리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으니까요. TV 시리즈 때문에 반감을 가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만, 한번쯤 볼만하다고 추천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개봉하는 첫날, 아침 첫 개봉으로 본데다, 현지에서 주말 개봉작중 1위했다는 소식을 들었던터라 개인적으로 조금 더 애착이 가는 극장판이기도 합니다^^; NS2는 아직 보지 못해서 스마일팀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는 없지만, 미디어가 발매되는 이달 말을 기대해보며, 길었던 스마일 프리큐어 극장판 감상을 마무리 해봅니다.

ps.그렇다고 친절하게도 NS2 내용을 미리 알려주는 분은 안 계셨으면합니다^^; 전 직접 보고 싶거든요. 핫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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